설계변경 사유별로 필요한 서류
흙을 파 보니 설계도와 지반이 다릅니다. 혹은 발주처에서 공법을 바꾸자는 공문이 옵니다. 둘 다 설계변경이지만, 서류도 다르고 적용하는 단가도 다릅니다. 조서부터 쓰기 시작하면 나중에 단가 근거를 설명하지 못해 되돌아옵니다. 사유를 먼저 정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왜 사유부터 정해야 하나
계약금액을 조정할 때 늘어난 물량에 어떤 단가를 붙이는지가 사유에 따라 갈립니다.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74조를 실무 순서로 풀면 이렇습니다.
- 이미 계약에 있는 비목이 늘어난 경우에는 계약단가를 씁니다. 다만 계약단가가 예정가격 단가보다 높으면 예정가격 단가를 적용합니다.
- 계약에 없던 비목이 새로 생긴 경우에는 설계변경 당시를 기준으로 단가를 산정하고, 거기에 낙찰률을 곱합니다.
- 발주처가 변경을 요구한 경우에는 협의로 정합니다. 협의가 안 되면 설계변경 당시 단가와 그 단가에 낙찰률을 곱한 금액, 이 둘의 중간에서 정해집니다.
같은 「토공 500㎥ 증가」라도 현장 여건 때문인지 발주처 지시 때문인지에 따라 금액이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조서를 먼저 만들고 사유를 나중에 끼워 맞추면 이 부분이 흔들립니다.
현장 여건이 설계와 다를 때
가장 흔합니다. 굴착해 보니 암이 나오거나, 도면에 없던 지장물이 묻혀 있거나, 기존 구조물의 상태가 설계 가정과 다른 경우입니다.
이때 승부는 덮기 전에 얼마나 남겨 두었느냐에서 납니다. 되메우기를 하고 나면 그 자리에 무엇이 있었는지 증명할 방법이 사라집니다.
- 현장 사진은 굴착면과 지장물이 함께 보이도록 찍습니다. 줄자나 스태프를 같이 넣으면 규모가 전달됩니다. 촬영일과 위치를 알 수 있게 해 두세요.
- 감리(공사감독)의 현장 확인을 받습니다. 이것 없이 올라간 건은 거의 돌아옵니다.
- 토질이 다르다면 시험 성적서나 측량 성과가 있어야 합니다. 「단단해 보였다」는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 설계 수량 · 실제 수량 · 차이 · 사유를 한 줄로 맞춘 대조표를 만들어 둡니다.
발주처가 변경을 지시했을 때
공법이나 규격, 공사 범위를 발주처가 바꾸자고 하는 경우입니다. 단가를 협의로 정하게 되므로, 지시가 있었다는 사실을 문서로 남기는 것이 전부라고 해도 과하지 않습니다.
현장에서는 회의 자리에서 말로 정하고 넘어가는 일이 잦습니다. 그러다 담당자가 바뀌면 「그런 지시를 한 적 없다」가 됩니다. 구두로 협의했더라도 회의 다음 날 공문이나 메일로 확인을 남겨 두세요.
- 발주처 공문 또는 지시서 원본
- 변경 전·후 도면
- 단가를 협의로 정했다면 그 경과를 적은 협의 조서
설계서에 오류나 누락이 있을 때
도면과 시방서가 서로 다르거나, 도면에는 있는데 내역서에는 비목이 없는 경우입니다. 이 사유의 핵심은 시공자 잘못이 아니라는 점을 서류로 보여 주는 것입니다.
- 어디와 어디가 다른지 표시한 사본을 붙입니다. 도면 ○○번과 시방서 ○쪽처럼 구체적으로요.
- 설계자 의견이나 발주처 검토 회신을 받아 둡니다.
- 누락된 비목이라면 산출근거를 처음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참고할 기존 수치가 없으니 시간이 더 걸립니다.
신기술·신공법을 쓸 때
공기를 줄이거나 공사비를 아끼려고 시공자가 제안하는 경우입니다. 절감액을 어떻게 나누느냐가 쟁점이 되므로 제안 단계부터 근거를 갖춰 두는 편이 낫습니다.
- 적용 범위와 기대 효과, 품질 확보 방안을 담은 기술 제안서
- 특허증이나 신기술 지정서 사본
- 당초 공법과 비교한 절감액 산출서
한눈에 보면
| 사유 | 늘어난 물량의 단가 | 없으면 안 되는 서류 |
|---|---|---|
| 현장 여건 상이 | 계약단가 (예정가격 단가 초과분은 제한) | 감리 확인 + 현장 사진 |
| 발주처 지시 | 협의 단가 | 발주처 공문 |
| 설계 오류·누락 | 계약단가 / 신규 비목은 낙찰률 적용 | 불일치 표시본 |
| 신기술·신공법 | 협의 단가 | 기술 제안서 + 절감액 산출서 |
조서에 무엇을 담나
발주처 서식이 있으면 그걸 씁니다. 없다면 아래 항목이 들어가야 한 번에 통과합니다.
- 변경 개요 — 무엇을, 어디서, 얼마나
- 변경 사유 — 위 네 가지 중 무엇인지 분명히 적습니다
- 관련 근거 — 감리 확인서 번호, 공문 번호, 근거 조문
- 변경 전·후 대비표 — 비목별로 당초와 변경을 나란히
- 단가 산출 근거 — 계약단가인지, 낙찰률을 곱한 신규 단가인지, 협의 단가인지
- 수량 산출서 — 대비표의 숫자가 그대로 나오는 계산 과정
- 변경 도면과 현장 사진
내역서는 당초 줄과 변경 줄을 위아래로 붙여 두는 2줄 형식이 읽기 편합니다. 당초는 검정, 변경은 적색으로 구분하는 것이 오랜 관례고, 검토하는 쪽도 그 형식을 기대합니다.
언제 올리나
원칙은 시공 전입니다. 변경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시점에 협의하고, 승인을 받은 뒤 시공합니다. 다만 현장은 파 봐야 아는 일이 많아 먼저 시공하고 나중에 승인받는 경우가 생깁니다.
- 먼저 해야 한다면 착수 전에 감리 확인과 사진을 꼭 확보하세요. 사후 승인의 유일한 근거가 됩니다.
- 준공 직전에 몰아서 올리면 검토 기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일부만 반영되는 일이 생깁니다.
- 계약금액 조정은 준공 대가를 받기 전에 끝나야 합니다. 준공 후에는 절차가 훨씬 복잡해집니다.
이런 이유로 돌아옵니다
- 사유와 서류가 맞지 않습니다. 「현장 여건 상이」로 올려 놓고 발주처 지시 공문을 붙이면 단가 근거가 무너집니다.
- 감리 확인이 사후입니다. 시공을 끝낸 뒤 받은 확인은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 조서와 산출서의 숫자가 다릅니다. 한 자리만 어긋나도 전체를 다시 봅니다.
- 일반관리비와 이윤을 한도 넘겨 붙였습니다. 시행령상 한도가 있어 넘는 부분은 잘려 나옵니다.